"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작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작품의 OST "인생의 회전목마"는 개봉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작품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작품의 줄거리와 해석, 감상평을 작성해 보겠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줄거리
19세기말 유럽을 모티브로 한 세계 앵거리는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고 기계가 발달한 세상입니다.
소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상점에서 쉴 틈 없이 일하는 18살 소녀
어느 날 오랜만에 마을로 나간 소피는 골목길에서 마주친 짓궂은 군인들에 의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하울이 나타나서 그녀를 구해줍니다. 하울은 왕실 마법사로서 잘생겼지만 조금 겁이 많은 청년입니다.
황무지 마녀는 두 사람의 사이를 오해하고 주문을 걸어 소피를 늙은 할머니로 만들어 버립니다. 가족을 걱정했던 소피는 집을 나오게 되고 황무지를 헤매다가 우연히 덤불숲에 처박힌 것을 구해준 허수아비 카브의 도움으로 하울이 사는 성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소피는 그 성 안에서 가정부로 하울의 제자 마르클, 불의 악마 캘시퍼와 함께 낯선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4개의 다리로 걷는 기괴한 움직이는 성 안에서 하울과 소피의 기묘한 사랑과 모험이 시작됩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해석
황무지 마녀가 소피에게 걸었던 저주
황무지 마녀는 소피에게 두 가지의 저주를 걸었습니다. 소피를 늙은 할머니로 만들어 버린 것과 이 저주를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게 한 것입니다. 소피가 중간에 다시 젊어졌다 늙어졌다를 반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주의 힘이 점점 약해지면서 소피는 점점 어려지고 있는데, 스스로를 계속 할머니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작품에서 언급되지는 않지만 소피에게도 마법의 능력이 있었습니다. 캘시퍼의 허락 없이도 하울의 성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점, 캘시퍼에게 물을 끼얹거나 하울에게 심장을 되돌려주었는데도 캘시퍼가 죽지 않았던 점 등을 미루어볼 때, 소피는 마법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피가 젊어질 때는 잠을 자거나 주변의 상황 때문에 자신이 할머니임을 인지하지 못할 때이고, 다시 늙어질 때는 자신이 할머니라는 것을 인지할 때입니다.
즉 저주는 서서히 풀리고 있었는데도 여전히 할머니라고 자기 암시를 하고 있으니 계속 젊어졌다가 다시 할머니가 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허수아비 카브의 정체
허수아비 카브는 저주에 걸려 황야의 덤불 속에 갇혀 있다가 소피의 도움으로 구해진 것을 계기로 계속 소피를 따라다니면서 도움이 되어줍니다.
허수아비의 정체는 바로 소피와 하울이 살고 있는 나라가 전쟁 중인 이웃나라의 왕자였습니다. 영화의 초반부터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정작 전쟁이 왜 일어나게 됐는지 구체적인 이유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황무지 마녀가 왕자로 변한 허수아비에게 "고국에 가서 전쟁을 멈추라"라고 말하는 장면이나 이 장면을 수정구슬로 지켜보고 있던 설리만이 "바보 같은 전쟁을 끝낼 때가 됐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왕자가 전쟁과 관련이 있거나 적어도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감상후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사랑을 통해 전쟁을 종결시키고 사랑으로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중 가장 로맨틱한 작품입니다. "인생의 회전목마"라는 OST의 제목은 사악한 전쟁과 대조되는 평화로운 초원의 모습과 세월의 덧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염원하며 사랑을 기다리는 꿈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결국 어렵게 받아들일 필요 없이 소피와 하울의 사랑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하쿠가 치히로를 자신들의 세계로 데려가던 장면에서 모두가 함께 숨을 참게 만들었던 것처럼, 하울과 소피가 하늘을 나란히 걷던 그 장면에서 히사이시조의 "인생의 회전목마"가 울려 퍼질 때 모두가 함께 하늘을 걷는 기분을 느끼며 동시에 이미 이 애니메이션과 사랑에 빠져버렸을 것입니다.
많은 동화 속에 사랑이 담겨 있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 역시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 동화라고 한다면 그것 외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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