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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가버나움, 작지만 큰 꽃 한송이

by ReviewFlix 2023. 9. 8.

2018년 나딘 라바키 감독이 연출한 작품 가버나움은 네이버 평점 9.54, 개인적인 영화 추천도는 5.0 만점에 4.0점입니다. 무책임하게 자신을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한 아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버나움 메인 포스터
영화 가버나움의 메인 포스터

1. 가버나움의 줄거리 요약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이 영화는 자인이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자인은 자신의 11살 여동생이 동네 구멍가게 사장에게 강제로 결혼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집에서부터 도망을 나옵니다. 그렇게 떠돌던 중 라힐이라는 여성을 만나 여성의 집에서 머물며 라힐의 아들 요나스를 돌봐줍니다. 하지만 라힐은 불법체류자였고, 결국 붙잡히고 마는데, 그 후 자인은 요나스를 돌보다 결국 지쳐 요나스를 입양시켜 준다는 남자에게 넘긴 후 레바논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동생이 남편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남편을 칼로 찌르고 감옥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명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부모님을 고소하게 됩니다. 
 

2. 영화로 배우는 역사 이야기

2-1. 시리아의 내전, 난민들의 아픔과 아이들의 상처

시리아 내전은 2011년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시민들이 난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인권이 처참히 짓밟히고 있는 심각한 희생자가 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아동 인권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학교가 파괴되거나 아동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시리아 아동들의 초등 교육 등록률이 21%, 중등 교육 등록률은 28% 감소하였습니다. 또한, 아동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학대를 당하고 있는데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과 연관된 아동들을 구금하고 고문을 가하며, 반군도 시리아 난민의 아이들을 모집해 전투에 투입하는 사례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일부 아동들은 반대 세력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로 성폭행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비참한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아동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며, 그들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성장을 저해합니다. 또한,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라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아동 인권 침해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관련된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특히 아동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3. 실제 감상후기

3-1. 울림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현실적인 작품

가버나움은 형식과 구성 면에서 훌륭한 작품입니다. 특히 초반 30분 동안 자인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참혹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출은 특히 부감의 촬영을 통해 자인의 거주 공간을 마치 빠져나갈 수 없는 감옥이나 미로로 형상화하여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 후에 요나스의 어머니 라힐의 시점으로 전환함으로써 문제가 부모의 무능함에만 있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비슷한 두 가지 사건을 아이와 부모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며 재연함으로써 양쪽의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이로써 관객들은 어느 한쪽을 비판하지 못하게 되며 오직 현실의 고통만 직시하게 됩니다. 또한 영화는 자인이 요나스를 책임지려는 모습을 통해 책임의 윤리적 측면에 대한 깊은 질문을 제기합니다. 영화는 타인의 고난을 직시하고 누군가를 책임지기로 결심했을 때 그 책임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집니다. 요나스를 책임지는 자인은 본래 부모의 책임하에 있어야 할 나이임을 고려하면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은 더욱 가혹하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현재의 결과를 먼저 보여준 뒤 과거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액자식 구성을 채택합니다. 이러한 구성은 관객으로 하여금 여러 질문을 스스로 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영화의 형식을 통해 제시됩니다. 이러한 형식은 영화의 내용을 더욱 유의미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가버나움의 문제점은 내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자인의 고통과 수난을 보여주는 것이 필연적이었지만, 이 내용은 종종 감상적으로 나열되어 있어 깊은 질문을 파생시키지 못합니다. 때로는 영화가 자인의 고통을 필요 이상으로 강조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는 영화의 내용이 만든 유의미한 질문이 아닌, 영화의 뛰어난 현장성이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감독은 때로 자인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그의 입을 통해 설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무리 방식 또한 제기된 문제에 비해 너무 쉽게 해결되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가버나움은 감당하기 힘든 불가해한 세상에서 부모를 고소하려는 자인의 용기를 다루며 마지막 미소로 마무리됩니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울림과 함께 아쉬움도 남습니다. 자인의 고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나치게 강조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가버나움"은 인물들의 곤경과 수난을 더 무거워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영화가 터무니없게 보이는 자인의 행동과 언행이 충분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면 더욱 감동적일 것입니다. 가버나움은 울림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현실주의 작품으로, 형식과 구성 면에서는 뛰어나지만 내용에 몇몇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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