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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남산의 부장들, 흔들린 충성 그날의 총성

by ReviewFlix 2023. 9. 9.

우민호 감독의 작품 남산의 부장들은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네이버 평점 8.46, 개인적인 영화 추천도는 5.0 만점에 3.5점입니다. 영화 감상과 함께 역사적 사건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산의 부장들 메인 포스터
2020년에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 메인 포스터

남산의 부장들의 줄거리 요약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사실상 실세였던 당대 최고의 권력기관이었습니다. 전 중앙정보부장이었던 박용각(곽도원)이 미국의 청문회에서 현 정권에 대한 회고록을 쓰고 있다며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전 세계에 파란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과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게 되고, 김규평을 중심으로 한 충성 경쟁과 박용각의 정권에 대한 반대 행보가 뒤섞이면서 긴장감이 넘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집니다.

 

감독은 왜 느와르를 선택했는가

실화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작품은 실제 사건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입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실제 사건과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영화의 시작에서 텍스트로 "이 이야기는 재구성된 이야기"이며 "상상력이 첨가된 픽션"임을 명확히 밝히며, 실제 인물들의 이름을 전부 변경했습니다.

 

현재 중앙정보부장인 김재규 대신 김규평(이병헌)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전 중앙정보부장인 김형욱 대신 박용각(곽도원)으로 변경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냥 박 대통령(이성민)으로 불리며, 차지철을 모델로 한 경호실장은 곽상천(이희준)으로 불립니다. 이외에도 많은 설정이 수정되었습니다. 육군사관학교의 동기 관계에 있는 김재규와 김형욱과 달리, 김규평과 박용각은 친구로 그려집니다.

 

우민호 감독은 수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을 유지하면서도 인물들의 내면을 탐구하기 위해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박용각은 김규평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품고 있을 수도 있고, 김규평은 박용각의 과거를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두 중앙정보부장의 상황은 영화 내 인물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합니다.

 

영화가 던지는 의문점

영화가 던지는 의문은 간결합니다. 한때 군사 쿠데타를 함께 한 동료들이 서로를 왜 배신했고, 강력한 권력은 어떻게 무너졌는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은 역사적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심리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역사의 분기점에서 거창한 의미나 명분을 찾는 대신 인물들의 무너지는 순간, 보편적인 감정들을 발굴합니다. 이 영화가 픽션과 가명을 사용하여 실제와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아마도 역사 앞에 무분별하게 붙인 인과관계의 레이블을 피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2005년에 임상수 감독이 만든 "그때 그 사람들"이 인물들에 대한 동정적인 시선 없이 냉정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은 집착, 배신, 증오, 회의 등 공감 가능한 감정을 중심으로 한 인간 드라마를 구성합니다. 군사 독재 정권의 꼭대기에 있는 인물들의 행동 원리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행동과 마피아나 갱스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미국 대사의 표현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느와르의 요소를 빌리기로 선택한 것은 이 인물들의 심리를 더 자세히 탐구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감상후기

"남산의 부장들"은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며 그 특징 중 하나는 과도한 설명을 피하고 상황을 그냥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감정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여지는 많이 주지만 형식적으로는 절제된 스타일을 채택하여 각 장면에서 감정과 거리를 유지합니다. 음악은 절제되며 인물들의 과거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분위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박 대통령과 김규평이 지나온 쿠데타 과정은 시선과 호흡으로 짐작할 수 있게 보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감독 우민호가 여백을 중요시해 인물의 감정에 집중합니다. 네 배우들, 이성민,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은 여백을 채우며 감정을 조각내는 데 뛰어난 역할을 합니다. 영화는 감정을 명확하게 다루며, 김규평의 애틋한 감정과 분노는 명료하게 전달됩니다.

 

특히,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암살 장면보다 두 인물의 옆얼굴을 비교하는 수평 숏들입니다. 김규평과 박 대통령이 마주 볼 때, 영화는 한 숏에서 두 사람의 얼굴을 좌우 대칭으로 비교하여 보여줍니다. 이것은 영화와 현실 역사 사이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두 존재가 얼마나 다르게 변화했음을 보여줍니다."남산의 부장들"은 역사 재현 방식과 실화 다루기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지만, 이 영화는 그 한계를 극복하며 감정을 조각내고 초라한 인물들의 미세한 감정을 포착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장르 클리셰가 아니라 인물의 흔들림과 균열을 담아내어 우리를 매료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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