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은 스티브 맥퀸 감독의 작품으로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위한 투쟁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네이버 평점 8.37, 개인적인 영화 추천도는 5.0 만점에 4.0점입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1. 노예 12년의 줄거리 요약
음악가, 노예 두 인생을 산 한 남자의 거짓말 같은 실화!
1840년대 미국에서는 노예 수입이 금지되자 흑인 납치 사건이 만연하게 됩니다. 바로 미국 내 자유주(州)의 흑인을 납치해 노예주(州)로 팔아넘기는 것이었습니다. 1841년 뉴욕. 아내 그리고 두 명의 아이와 함께 자유로운 삶을 누리던 음악가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은 어느 날 갑자기 납치되어 노예로 팔려갑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노예주 중에서도 악명 높은 루이지애나.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는 그에게 노예 신분과 플랫이라는 새 이름이 주어지고, 12년의 시간 동안 두 명의 주인 윌리엄 포드(베네딕트 컴버배치), 에드윈 엡스(마이클 패스벤더)를 만나게 되는데... 단 한순간도 희망을 놓지 않았던 12년 간의 기록이 펼쳐집니다.
2. 영화로 배우는 역사 이야기
2-1. 인종 차별을 근간으로 한 비인간적 체제, 미국의 노예제도
미국의 노예 제도는 1776년부터 1865년까지 주로 남부에서 유지되었던 제도로,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유럽의 식민지화 과정에서 형성되었습니다. 이 노예 제도는 초기부터 영국의 식민지와 13개 식민지를 포함한 미국에서 시행되었으며, 노예는 법적 재산으로 취급되어 사고팔거나 양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 노예 제도는 미국의 절반 이상의 주에서 계속되었으며, 폐지된 이후에도 분리, 소작, 죄수 임대 등을 통해 많은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남겼습니다. 노예의 지위는 아프리카 혈통과 관련된 인종적 카스트로 제도화되었으며, 헌법 초안에서도 노예 문제가 중요한 논쟁거리였습니다. 헌법은 노예 소유주에게 정치적 권한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3/5 조항을 통과시켰고, 이로써 남북 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남북전쟁이 발발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전쟁 중에 노예 제도는 폐지되었지만, 이후 남부의 목화 농장에서 노동력이 필요한 새로운 영토 획득으로 긴장과 분열상태는 계속되었습니다. 연방이 승리한 후, 1865년 제13조가 비준되어 노예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였지만, 이로써 시작된 미국 노예제도의 유산과 그 영향을 극복하기 위한 여정은 계속되었습니다.
3. 실제 감상후기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노예제도 아래에서 흑인의 삶을 우리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영화는 이 부분에서 철저하게 연출한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인물은 성장하며 희망을 찾아나갈 것이지만, 이 영화에서 솔로몬은 처절한 실패와 절망으로 치닫게 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솔로몬이 뗏목을 이용해 주인 포드의 신임을 얻고 바이올린까지 선물로 받는 초반에는 성공한 모습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은 금방 좌절로 변하게 됩니다. 그 이후의 노력들은 불안하게 진행되고 어김없이 실패하며, 처음 보는 백인에게 돈으로 매수하려던 계획은 단 하루 만에 들통이 나고 맙니다. 그렇기 때문에 솔로몬이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요를 부르는 장면은 노예의 절망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희망이 무너진 그 순간을 보여줍니다. 무엇을 해도 안 되고, 무엇을 하기도 무서워져서 이제는 도망이나 복수를 포기하는 순간이 되는 것입니다. 여성 흑인들은 일하는 동안 성폭행까지 당하며 절망과 자기혐오로 이어지게 되고 팻시가 자신을 죽이도록 부탁하는 장면에서 솔로몬은 중간에서 반항하기도 하지만 결국 제자리걸음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던 중 솔로몬에게 희망이 예상치 못하게 찾아옵니다. 이 부분은 마치 예전 연극에서의 신의 등장처럼 느껴기도 합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런 우연한 기회에 대한 허무함과 다른 노예들에 대한 죄책감도 느껴집니다. 탈출이 구조적이지 않고 우연한 기회에 의해 일어났기 때문에 그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솔로몬이 떠난 후 다른 노예들에게 분노가 폭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들게 하는 장면입니다. 영화는 솔로몬의 시점에서 가족과의 상봉으로 12년의 해후를 마감하지만, 여전히 노예로 살아가는 이들은 해방하지 않은 채로 남아있어 흑인 차별에 대한 아직 완전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암시하기도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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