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17은 2020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네이버 평점 9.09, 개인적인 영화 추천도는 5.0 만점에 4.0점입니다. 1차 세계대전 시기, 두 명의 병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놀랍게도 두 개의 컷으로 구성되어 감독의 예술적 역량을 보여줍니다.
1. 1917의 줄거리 요약
두 명의 병사, 하나의 임무! 그들이 싸워야 할 것은 적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독일군이 프랑스 북부의 서부 전선에서 철수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전략적인 철수, 즉 영국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독일군의 함정이었습니다.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집니다. 바로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다음날 예정된 공격을 취소하라는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중요한 명령을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위험에 빠진 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리처드 매든)을 구해야 했던 두 사람은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가게 됩니다.
2. 영화 1917의 촬영기법
2-1. 감독은 왜 롱테이크 기법을 선택하였을까?
영화 1917은 처음부터 끝까지 롱테이크(하나의 쇼트를 편집 없이 촬영) 기법을 전면에 내세우며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시네마틱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통 전쟁 영화의 경우, 연속된 롱테이크로 촬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샘 멘데스 감독은 이를 가능하게 하며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1917에 사용된 원 컨티뉴어스 숏이라는 마법 같은 촬영기법은 장면을 나누어서 찍고 이를 연결하여 마치 하나의 장면처럼 보이게 하는데, 이로써 관객은 영화 속에서 현장에 있는 듯한 현실적인 경험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세밀한 연출과 사실감이 느껴지는 사운드는 관객들에게 최고 수준의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무엇보다 1917의 롱테이크 촬영은 1인칭 비디오게임과 유사한 느낌을 제공하여 관객은 주인공의 시점에서 영화를 체험하며,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촬영 기법은 과장되거나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하여 영화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감독 샘 멘데스의 의도는 영화의 구조와 흐름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왜 두 개의 쇼트로 영화를 구성했는가에 대한 의문은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실시간의 작전 수행을 그대로 담아내고, 후반부를 열어두고 싶었을 것입니다. 실제 작전 수행의 일부를 보여주고, 사망한 병사들의 임무를 완수하고 싶어 하는 꿈, 또는 그들의 구원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전쟁 영화의 진부한 클리셰를 피하고, 관객에게 더 깊은 공감을 전달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 영화는 시각적 효과만이 아닌 감정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실제 감상후기
전쟁의 본질은 승리를 거두는 것이지만, 그 승리가 내일에도 이어질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개인의 생존은 그저 하루를 넘기는 무거운 임무일 뿐입니다. 그래서 언제 끝날지 모를 시간 속에서 무슨 이유로 투쟁해야 하는지 모르는 날들이 이토록 무력하면서도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길을 잃은 상황에서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뒤따릅니다.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하나는 두 눈을 감게 될 상황에서 생존을 외치는 사람, 다른 하나는 두 눈을 뜨며 어떤 길을 택해야 하는지 말하는 사람입니다. "행운을 빈다"는 표현이 두 번 나오는데, 목숨을 걸고 하루를 버티기 위해 타인에게 제공하는 가장 무책임한 말이지만, 그만큼 필연적인 것입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두 그루의 나무도 상징적으로 등장합니다. 하나는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인 나무로, 다른 하나는 쉬어갈 장소이자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나무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존의 본질인 것입니다. 영화 덩케르크가 전쟁을 재난으로 표현하고 승리를 희망으로 보여준다면, 영화 1917은 시간을 적으로 대치하여 생존을 소환하며 인간의 무력함을 전달합니다. 전쟁에서 생존은 승리와 연결되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루를 버티기 위한 끝나지 않는 임무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무엇도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시간과 맞서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시간은 우리의 적이자 동시에 우리의 동반자입니다. 이 영화가 롱테이크를 사용한 이유는 관객이 메신저들의 일일 임무를 공유하고 시간의 경과를 체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주인공 두 명이 임무를 수행하며 우리는 제한된 시간을 공유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시간의 본질입니다. 영화 1917은 롱테이크를 집요하게 사용하여 피로한 삶의 순간을 전달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둠 속에서 가야 할 길을 모르지만 무작정 머리를 벽에 기대고 있을 때 우리를 비추는 빛이 우리의 목표지점을 가리키는 것과 같다는 메타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눈을 뜨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어둡더라도 우리를 눈 감는 존재로 만들지 않습니다. 영화는 두 우리가 얼마나 무력했는지, 이러한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잠깐의 쉼을 갈망할 때가 올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두 눈을 뜨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버티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에, 우리를 비추는 빛들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 빛이 우리의 길을 밝혀주는지 혹은 우리의 상황을 비추는 것인지,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에서 눈을 감을 수 없게 만들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눈을 뜨고 있어야만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설정한 목적과 각자의 임무가 끝날 때마다 허무함이 밀려올 수 있지만, 잠시 기대어 쉬어갈 나무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둠 속에서 웅크리며 기대 없이 있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어둠 속에서 어느 곳으로 가야 하는지 헤매고 있더라도, 우리는 눈을 감지 않습니다. 언제나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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