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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봉오동 전투, 항일 투쟁의 역사를 담았지만 작품성은?

by ReviewFlix 2023. 9. 6.

봉오동 전투는 원신연 감독의 2019년 개봉작으로, 유해진, 류준열 등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네이버 평점 9.07, 개인적인 영화 추천도는 5.0점 만점에 3.0점입니다. 최근 홍범도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한 번쯤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봉오동 전투 포스터
영화 봉오동 전투 포스터

1. 봉오동 전투의 줄거리 요약

임무는 단 하나! 달리고 달려, 일본군을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하라!
1919년 3.1 운동 이후 봉오동 일대에서 독립군의 무장 항쟁이 활발해집니다. 일본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월강 추격대를 필두로 독립군 토벌 작전을 시작하고, 독립군은 불리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봉오동 지형을 활용해 유인책을 펼치기로 합니다. 항일 대도를 휘두르는 비범한 칼솜씨의 해철(유해진)과 발 빠른 독립군 1분대장 장하(류준열) 그리고 해철의 오른팔이자 날쌘 저격수 병구(조우진)는 일본군의 빗발치는 총탄과 포위망을 뚫고 죽음의 골짜기로 맹렬히 돌진합니다. 계곡과 능선을 넘나들며 귀신같은 움직임과 예측할 수 없는 지략을 펼치는 독립군의 활약에 일본군은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에 묻혔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2. 영화로 배우는 역사 이야기

2-1. 독립전쟁의 첫 승리, 봉오동 전투

1920년 6월 4일 삼둔자 마을에 은거해 있던 독립군들이 일본군의 초소를 급습하였습니다. 이에 일본군이 독립군을 추격하였으나 오히려 전멸을 당하게 되고, 어떻게든 독립군에 복수를 하기 위해 월강추격대를 편성하여 공격을 해오게 됩니다. 이미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던 독립군 연합부대는 봉오동의 주민들을 모두 피신시키고 매복하고 있다가 포위망으로 일본군이 들어서자 홍범도 장군의 지휘 아래 일제히 공격을 전개합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한 일본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는 후퇴를 하게 됩니다. 봉오동 전투는 홍범도 장군의 지휘 아래 안무의 국민회의, 최진동의 군무도독부 등의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군 1개 대대를 섬멸시킨 전투로 독립전쟁의 첫 승리로 기록되었습니다. 
 

2-2. 항일독립투쟁의 빛나는 성과, 청산리 대첩

봉오동 전투에서 패배한 일본은 탄압의 수위를 더욱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전투 이후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대한독립군은 어랑촌 일대로 이동하였고, 대한국민군, 대한의군부, 대한신민단, 대한광복군 등 어랑촌에 집결한 병력은 모두 1,200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연합 부대 편성을 위한 대표자 회의가 열렸고,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군 등 이곳에 모인 독립군단 대표들은 홍범도 장군의 지휘하에 군사를 통일하고 전쟁을 수행하기로 결의하게 됩니다. 한편 일본군은 10월 훈춘사건으로 만주 진군 빌미를 만들어내고 독립군 섬멸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만여 명의 군대를 이끌고 간도로 공격을 해왔습니다. 10월 21일 일본군의 도발로 시작된 청산리대첩은 26일까지 10여 차례의 전투로 이어집니다.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군은 백운평 전투에서 일본군 전위부대를 전멸시켰고, 홍범도 장군의 연합부대는 완루구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여 뛰어난 매복작전으로 적을 섬멸하였습니다. 청산리 대첩 중 가장 큰 전투였던 어랑촌 전투에서는 5,000여 명의 일본군을 상대로 김좌진 장군의 부대가 이틀간 접전을 벌이다가 전세가 기울어가고 있을 때 홍범도 장군의 연합부대가 합세하면서 전세를 역전시키게 됩니다. 이어 천수평, 고동하 전투까지 홍범도 장군의 연합독립군과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군이 단독 또는 연합으로 수행한 이 대첩에서 일본군은 1,200여 명이 전사하고 200여 명이 부상당했지만 이에 비해 독립군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독립군 연합부대와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군이 함께 승리를 이룬 청산리대첩은 항일 무장독립투쟁사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 전투였습니다. 
 

3. 실제 감상후기

이 영화를 보고 크게 감동으로 와닿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우선 홍범도 장군의 존재가 너무 드러나지 않습니다. 홍범도 장군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서 봉오동 전투의 주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엔딩에서 극적인 반전을 위해 그의 모습을 감추고 있습니다. 이는 영화의 카타르시스를 높이려는 감독의 전략이었겠지만, 오히려 그의 역사적 역할과 인물성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낳아서 아쉽습니다. 영화는 봉오동 전투의 실제 장소와 무기를 재현하였지만, 전투의 흐름과 인물들의 동선이 매우 어수선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유인과 매복의 전략을 사용한 봉오동 전투는 긴장감과 박진감이 매우 필요한 장면인데, 영화에서는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어 지루함을 유발합니다. 또한, 촬영지에 대한 완벽한 파악이 없어서 인물들의 동선이 자연스럽지 않고, 헤어진 인물들이 우연히 다시 만나는 등의 애매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카메라워크에 반해 전투의 구조와 인물들의 위치가 명확하지 않아서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주요 인물들의 매력이 부족한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입니다. 홍범도 장군을 대신하는 황해철(유해진), 이장하(류준열), 마병구(조우진) 세 인물은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으로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의 형제애와 투쟁심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설득력이 없고, 대사들도 엉성하고 안일합니다. 특히 조우진 배우가 맡은 마병구 캐릭터는 소리를 지르는 대사가 잘 들리지 않거나, 비장해질수록 영화의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대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정체성이 모호한 것 같습니다. 무협영화와 서부영화의 요소를 섞어서 전투신을 구성하였지만, 그 결과는 오히려 역사적인 전투의 웅장한 분위기를 해치고, 코믹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수류탄이 한국인과 일본인을 구분하여 살상력을 달리하는 등의 황당한 상황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역사적인 사실과 감동적인 인간 이야기를 조화롭게 결합하지 못하고, 지루하고 어수선하게 흘러갑니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떻게 말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감독의 철학이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저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승리의 역사로 기억되는 봉오동 전투가 이렇게 가벼운 영화로 소비되는 것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다음에는 자랑스럽게 보고 싶은 역사영화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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